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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쁨으로 모두의 가능성 공유”

강원도민일보 강주영 기자 | 2024-01-23

[하] 2018년 이어 다시 문화올림픽 무(無)패럴림픽 아쉬움, 문화로 달래다
시각장애 예술인 김근태 작가 올림픽 현장 세 번째 전시 마련 리우·평창 이어 조직위에 제안
‘장애인과 오대륙 친구들’ 주제 준비 과정 수해 극복한 작품도 “경기 없지만 문화로 보듬고파”

▲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과 연계해 대회 기간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전시 ‘모여서 빛을 발하라’ 현장에서 만난 김근태 작가. 김 작가가 그의 대표작 ‘들꽃처럼 별들처럼’시리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주영

속보=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연계 전시행사인 ‘모여서 빛을 발하라(2024 Venez Illuminer Artpara)’는 올림픽의 의미와 경계를 문화예술을 통해 보다 넓히는 행사다. 전세계 장애인 작가 50명의 작품들은 물론 지난 해 집중 호우 피해의 아픔을 극복(본지 2023년 8월 4일자 4면)한 작품들까지 모였다.

국내 대표 전문 장애예술인 김근태 작가가 2017년 구성된 미술단체 ‘(사)장애인과 오대륙 친구들’와 함께 전시를 마련했다. 그는 해외 발달장애 작가들도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강원2024대회 조직위원회에 전시 방향을 직접 제안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모두의 가능성을 공유하는 문화올림픽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김 작가는 앞서 2018년 평창패럴림픽 당시에도 기념전을 통해 강릉에 왔었다. 그는 이번 전시를 포함, 2016년 리우 패럴림픽과 2018년 평창패럴림픽 이후 벌써 3번째 올림픽 현장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애인을 화폭에 담은 그의 대표작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비롯, ‘나는 자폐아다 그러므로 자유로울 것이다’ 등을 선보인다. 함께 전시하는 ‘영혼 가능한 공존을 향하여’는 민주화 운동 당시 독재정권의 폭압에 으스러진 민중들의 얼굴을 도예와 한지공예, 영상 등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 그가 처음 만난 지적장애인들은 배 없이는 오갈 수 없었던 전남 지역 한 섬에 살았다. 그가 처음 그림에 담은 ‘칠득이’는 사회에서 아무도 들여다봐주지 않았던 얼굴 중 하나다. 해당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화가로 나선 전세계 발달장애인 50명의 작품과 나란히 걸렸다.

▲ 김근태 작 ‘영혼 가능한 공존을 향하여’

전시장에서 만난 김근태 작가는 “평생 누워있던 성인 장애인들에게 붓과 종이가 주어지니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강렬한 의욕을 보였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됐다.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그 표정을 봤다”고 설명했다.

김 화가의 부인 최호순 씨는 “남편은 청소년올림픽에는 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며 “이번 전시는 스포츠 경기에서 보듬지 못한 장애인 관련 부분을 문화예술 영역에서 마련해보자는 취지로 준비했다. 전세계에 있는 장애 예술인들을 한자리에 모으고자 했다”고 밝혔다.

전시가 결정된 이후 준비하는 과저에서 지난 해 집중호우로 작업실 침수 피해를 입는 아픔도 있었다. 이번 전시에도 당시 수해를 겪은 작품들이 포함됐다. 최 씨는 “이번 전시 작품 모두 지난 여름에 집중호우 피해를 입었었다. 일부는 크게 손상되기도 했지만 건조 과정 등을 거쳐 이번 전시에 걸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대 미술대학 출신인 김근태 작가는 한쪽 시력을 잃은 후천적 장애인이 된 이후 30여년간 장애인의 얼굴을 기록했다. 광주 민주화운동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그는 민주화 운동의 아픔 등도 표현, 국내 장애인 화가 최초로 유엔에 초청받았다. UN본부, 베를린 장벽 등에서도 전시를 했다. 이번 전시는 내달 1일까지 강릉아트센터 제2·3전시장에서 이어진다. 강주영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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